3D FPS 게임의 센세이션, 둠 - 1
오늘부터는 둠에 대해서 알아보자.
1993년 12월 10일 발매된 FPS 게임.
둠 시리즈의 첫 작품이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하프라이프 등과 더불어 게임계 역사상 매우 커다란 영향을 끼친 게임 중 하나다.
2D 게임이나 매우 원시적인 3D 게임들이 주류였던 시절에
진보적이고 혁신적인 3D 그래픽을 선보이며 커다란 기술적인 충격을 주었으며,
네트워크 대전을 지원하여 멀티플레이의 대중화를 이끌었고
데스매치, 프랙 등 멀티플레이에서 쓰이는 기본적인 용어들은 둠에서 도입한 것이다.
제목인 둠의 사전적 의미는 죽음, 파멸, 혹은 피할 수 없는 비운을 뜻한다.
존 카맥은 울펜슈타인 3D의 게임 엔진을 개발한 직후,
전보다 더 빠른 렌더링 속도와 높낮이 표현,
모든 곳에 텍스쳐 매핑 적용 등을 목표로 둠 엔진(현 id Tech 1 엔진)의 개발에 착수했다.
울펜슈타인 3D 확장팩 제작을 완료하고 둠 엔진의 기반이 갖추어진 1992년 9월 무렵,
나머지 이드 소프트웨어 제작진들이 게임 개발에 착수했다.
초기에는 영화 '에이리언 2'에 기반한 게임을 제작하려는 생각이었고,
실제로 폭스 영화사와 협상하여 계약 체결에 매우 근접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저작권을 빌려와 게임을 만들 경우
자신들의 창작권을 마음대로 행사할 수 없을 거라는 판단으로 마지막 순간에 계약을 취소한다.
존 카맥은 게임의 컨셉은 그대로 가면서
에일리언만 지옥에서 온 악마로 대체하자는 아이디어를 내놓았고
여기에 호러 영화 '이블 데드 2'의 특징을 결합한 게임을 구상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존 카맥이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컬러 오브 머니의 한 장면에 나온 대사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하여 '둠'이라는 제목이 붙여진다.
초기 디자인은 커맨더 킨, 울펜슈타인 3D 등의 메인 디자이너였던 톰 홀이 맡았으며,
현재 알려진 둠의 모습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었다.
톰 홀의 기획안에 따르면 둠은 멀티 엔딩을 포함한 세부적인 스토리를 갖출 계획이었으며,
여러 명의 캐릭터와 상호 작용할 수 있는 환경 요소가 도입될 예정이었다.
여기에 맵과 맵 사이를 잇는 열차가 등장하는 등 당시 기술로는 구현하기 힘든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제안했으나,
당시 기술적인 제약으로 나머지 이드 소프트웨어 제작진들이 반대했고
울펜슈타인 3D의 계보를 잇는 순수한 FPS 게임으로써의 개발 방향이 정해졌다.
톰 홀은 자신의 기획안이 무산되자 상심하고 의욕을 잃었다.
그는 이후 몇 달 동안 일보다 여자친구와 시간을 보내는데 집중했고
이는 다른 개발자들의 눈총을 샀다.
결국 1993년 7월, 톰 홀은 투표에 의해 이드 소프트웨어에서 해고되었다.
그 후 그는 이드 소프트웨어를 떠나 어포지로 이직했고,
라이즈 오브 더 트라이어드를 만든다.
그리고 톰 홀이 떠난 자리는 37세의 게임 디자이너인 샌디 피터슨이 대체하였다.
그는 둠을 완성하기 단 10주 전에 합류했음에도
최종적으로는 톰 홀이 남긴 8개의 미완성 맵을 다듬고 다른 11개의 맵을 제작하며
둠 기본 맵의 2/3 이상을 제작하였다.
또한 그는 과거 크툴루의 부름 롤플레잉 게임을 제작한 경력이 있어
둠의 몬스터 디자인이 보다 러브크래프트적 색채를 띠는데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