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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부작용 대처방법은 역시 응급실
수잔이
2016. 12. 5. 11:17
약물부작용 대처방법은 역시 응급실
한때 뉴스에서 게보린과 펜잘(구)의 부작용을 언급한 적이 있다.
게보린과 펜잘(구)에 들어있는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이라는 성분이 간혹 부작용을 일으키는데
증상은 두드러기, 가려움, 구토, 호흡곤란 등 이며 심하면 정신을 잃고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 내용의 기사를 인터넷에서 처음 보았는데 그때는 내가 게보린을 먹고 응급실을 실려 간 일주일 뒤 쯤 이였다.
일주일 전에 뉴스를 봤으면 게보린을 먹지 않았을까? 생각해봤지만 답은 “아니”였다.
워낙 잦은 두통으로 인해 두통약을 달고 살기도 했고 그 부작용이 나에게 해당될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것을 상상하지 못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뉴스 이 후 펜잘은 발 빠르게 전량을 리콜하고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을 뺀 새로운 펜잘을 판매했다.
하지만 게보린은 아직도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의 부작용은 흔하지 않다며 그대로 판매를 하고 있다.
이소프로필안티피린 성분이 든 약물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 때문에 수출도 불가하다.
지금 말하고 있는 내용만 봤을 때는 나 안티 게보린이오! 타도하자! 게보린!
이거 엄청 위험한 발언아니야? 라고 생각 할 수 있겠지만 사실 음해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민감한 문제도 아니다.
실제로 뉴스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게보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언급 했었다.
게보린은 게OO, 펜잘을 펜O으로 언급하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쨌든 나는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의 무서움을 안다. 거슬러 올라가보자
나는 그날 밤 두통이 너무나 심했다. 이 두통약 한 알을 먹었고 5분 뒤 얼굴이 조금씩 가려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열이 나면서 얼굴이 두드러기로 심하게 부풀어 올랐다.
먼저 든 생각은 다시 원래 얼굴로 안돌아오고 자국이 남으면 어쩌지? 였다.
그만큼 얼굴이 엉망 이였다. 금방 온몸에 두드러기가 났고 발가락 손가락 귓볼까지 부어올랐다.
곧 신체의 온 부분이 가렵기 시작했다. 귓속, 혓바닥까지 말이다.
이때까지는 “우와~ 이런 게 부작용이구나” 하는 신기함에 거울만 들여다봤는데 점점 숨쉬기가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호흡이 어려웠던 이유를 의사 선생님이 말씀해 주셨는데 식도와 장기들이 부어서 숨쉬기가 어려웠던 것이고
처치를 바로 못 받으면 산소 부족으로 정신을 잃을 수 도 있었다고 하셨다.
숨을 헥헥대며 엄마와 함께 콜택시를 잡고 병원으로 향하면서 점점 더 숨쉬기가 힘들고 구역질이 나오고 배가 너무나 아팠다.
그리고 나중에는 앞이 아예 안 보이는 것이었다. 눈을 뜨고 있는데 눈앞이 컴컴한 것이 무섭고 아팠지만 그 와중에도 너무나 신기했다.
병원에 도착하고 주사 한방을 맞고 링거를 맞으니 거짓말처럼 금방 멀쩡해져서 처방약 챙겨들고 집으로 갔다.
엄마는 그날 나를 잃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고 하셨다.
이제는 가족들이 내가 꼴뵈기 싫을 때면 “넌 게보린 2알이면 끝나” 라고 농담을 하곤 한다.
이렇게 영화 한 편(무슨 영화야 영화가) 찍고 나니 친구들에게 내가 생사를 왔다 갔다 한 사람 마냥 재미난 무용담을 늘어놓곤 한다.
하지만 그때를 떠올려 보면 내가 정말 게보린 2알 이면 끝난다는 것은 사실은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