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당시 영국의 게임잡지 PC Gamer 1994년 5/6월호에 둠 열풍을 다룬 기사가 있다.

둠이 나오면서 비슷한 시기에 나온 FPS 게임들은 그야말로 박살났다. 
블레이크 스톤이 대표적. 
이 게임이 출시된 날은 둠 발매 고작 1주일 전이었다.


스토리에 대해서 알아보자.
주인공인 우주해병 둠가이는 시민들을 향해 발포하라는 상관의 명령을 거부하고 
그를 폭행한 죄목으로 화성으로 좌천 당했고, 
그곳에서 Union Aerospace Corporation(UAC)라는 다행성 복합기업과 같이 일하게 된다. 
UAC는 비밀리에 화성의 두 위성, 
포보스와 데이모스를 연결하는 공간이동 장비를 실험 중이었는데, 
최근 공간이동을 사용한 이들로부터 이상 징후를 포착했다. 
신체 일부분이 뜯겨 처참하게 죽은 채로 나오거나 
텔레포트 중 악마를 봤다며 겁에 질려 미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UAC는 공간이동 실험을 계속하였고, 
어느 날 관문을 통해 악마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알 수 없는 문제로 인해 지옥으로 통하는 문이 열린 것이다. 
기지는 순식간에 아비규환이 되고 이어 화성에서 둠가이가 소속된 지원 부대가 파견된다. 
그러나 기지 내로 먼저 진입한 동료들과의 연락은 얼마 안 가 끊겼고 
둠가이는 자신이 유일한 생존자임을 직감한다. 
이제 플레이어가 살아남는 유일한 길은 악마들이 득실거리는 복잡한 기지를 뚫고 지나가는 것 뿐이다.
이것이 둠의 가장 기본적인 줄거리로 게임의 매뉴얼에 실려있는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게임상에서 둠의 스토리는 매우 간략했으며, 
이후 줄거리는 그 당시의 여타 액션/아케이드 게임들처럼 다음 에피소드로 넘어갈 때마다 
간단한 메세지와 컷씬을 제공하는 수준이다. 
둠의 스토리는 전체적으로 글로 진행된다기 보다는 게임 속의 상황과 비주얼로 진행된다고 볼 수 있다.


둠의 스토리는 왜 주인공이 악마들과 싸우는지 이해하는 한도로만 제공해 무성의한면이 있다. 
이에 대해 둠의 프로그래머인 존 카맥은 
"게임의 스토리는 포르노에서의 스토리와 같다. 
있으면 좋겠지만, 중요하진 않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당시 이드 소프트웨어는 둠을 만들기 위하여 온갖 아이디어들이 홍수처럼 쏟아졌지만 
문제는 당대 컴퓨터 기술력의 한계로는 그 아이디어들을 제대로 구현하는것이 거의 불가능했고, 
그나마 구현이 가능할 것 같은 요소들조차 당시 이드 소프트웨어의 개발 환경의 열악함으로 인하여 
구현이 매우 어려운 실정이였기에 사내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는데, 
일단 구현 할 수 있는 것들만이라도 최선을 다해 할 수 있는만큼까지는 구현하자는 온건한 의견이나, 
무조건 모든 아이디어를 싹 다 구현하자는 과격한 의견 등 
여러 의견들이 충돌하면서 상황이 진척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존 카멕은 이럴바에는 차라리 스토리적인 요소는 싹 다 뺴고 
오로지 게임으로서 즐길 수 있는 요소에만 집중할것을 주장하였고 
여기서 다른 팀원들이 반발하자 문제의 발언을 내뱉은 것이였다. 
어찌되었건 존 카멕의 의견이 결정되어 둠은 지금의 스토리랄게 없는 게임이 되었지만 
다행히도 당시 게이머들은 둠의 원초적인 재미에 빠져서 스토리의 부재는 크게 문제삼지 않았다.

Posted by 수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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