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주택리노베이션 인테리어도 보통일이 아님
우리집은 20년도 더 된 낡은 연립주택이다. 그나마 전에 살던사람이 베란다 확장을 해서 거실이 넓어졌지 아니였음 엄청 좁았을거다.
다만 확장을 해서 그런지 겨울에는 우풍이 그대로 들어와 보일러비가 장난아니구 벽에는 결로로 물이 한가득 고이면서 곰팡이가 득실거렸다.
거의 창고식으로 짐을 어지럽게 쟁여놓았기 때문에 들여다 보기도 싫은 공간이였다.
확장베란다와 바로 이어진 거실엔 소파, 티브이, 컴퓨터가 있는데 티브이는 그나마 소파에 앉아 볼 환경이 되지만
컴퓨터를 하기엔 그다지 쾌적한 환경이 아니었다. 어찌됐건 집은 그냥 내방에 쏙 들어가면 그만인 공간이었다.
어떻게 바꾸겠다는 생각도 안 들고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고 별 생각 없이 몇 년을 살았는데 언니는 그런 우리 집을 변화시킬 계획을 몇 년 전부터 했나보다.
나는 기껏해야 짐정리나 커튼, 테이블 정도만 교체하면 되겠다 싶은 생각밖에 안 들었는데 언니는 아예 베란다 벽지를 뜯어 곰팡이 제거부터하자는 것이다.
행동대장인 언니의 말마따나 우리가족은 베란다에 쌓여있던 짐을 끌어내리고 벽지를 다 뜯어냈다.
곰팡이가 무성하게 피어있는 벽면을 닦아냈고 결로로 흠뻑 젖은 장판도 들어냈다.
곰팡이 제거용 액체를 벽면에 뿌린 후 이틀정도 말리고 벽지가 아닌 폭신한 메트식 꽃무늬 시트를 붙였다.
그리고 한쪽 벽면엔 아예 붙박이식 철제 선반을 부착시켜 칸칸이 물건정리를 하고 한쪽 면은 빨래건조대를 줄맞춰 세워두고 가정용 제습기를 구입하여 두었다.
빨래도 잘 말리고 습기도 잡아 주니 그 공간에 일석이조 역할을 했다. 문제의 거실의 컴퓨터 책상은 덩치가 너무 커서 과감하게 버려버리고 좌식테이블로 바꾸고
바닥에는 따뜻한 카펫과 좌식 의자에 폭신한 방석까지 깔아 포근한 환경으로 바꾸었다.
별로 머무르고 싶지 않던 공간이 오래 머무르고 싶은 공간으로 바뀌었다. 좌식으로 앉아 노트북을 틀어놓고 편안한 공간에서 마음껏 일을 볼 수 있었고
덩치 큰 테이블이 빠지고 좌식테이블로 높이도 낮아지니 좁은 공간이 넓어 보이는 효과까지 있었다.
역시 사람은 머리를 써야 하는 것인가.. 조금만 생각 하고 변화하면 이렇게 쾌적한 환경을 만들 수 있는데 사실 나는 무엇을 어디서 부터 해야 할지
감도 않오고 바꾸고 싶다는 마음도 없었어서 여태껏 불편하게 지내왔던것 같다.
그렇게 바꾼지 2년 정도 되었을까. 나름 바뀐 환경에 만족하며 또 별생각 없이 지내던 어느날 언니가 거실장을 바꾸겠다고 TV선반대 역할을 하는 장을 사들였다.
화이트 테두리에 우드도어로 되어있는 깔끔한 선반대를 들여 놓고 나니 마치 신축빌라느낌처럼 화사해 졌다.
문제는 벽면에 "수묵화 무궁화" 그림이 그려져있는 덩치 큰 액자가 걸려있어 뭔가 새로온 선반하고 어울리지 않았다.
아빠의 지인분 중 무궁화 그림으로 유명하신분께서 직접 그려서 선물해 주신 작품이라 우리가족 여자들의 만류에도 벽에걸어 놓았던 액자다.
예쁘긴 한데.. 전체적인 집안 분위기와 너무 어울리 않아 호시탐탐 그것을 떼어내려고 노리고 있던 언니가
이번 선반을 들여놓고 보니 더욱 더 그러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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