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100메가 쇼크'는 카트리지 제작 비용 (특히 롬 마스킹 비용) 면에서도 쇼크였기에, 
판매 지역에 맞춰 카트리지를 따로 만들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나온 대책이 때려넣기, 가정용이든 업소용이든, 
일본어로든 영어로든 필요한 데이터는 모두 구현하고, 
구현된 데이터를 한 카트리지에 넣는 방식이었다. 
MVS와 AES 모두 카트리지에 있는 데이터가 동일한 건 이러한 이유 때문이고, 
대신 본체의 바이오스에 있는 데이터를 이용해 업소용인지 가정용인지 등을 구분하는 형태였다. 
그래서 AES가 감지되면 가정용에, MVS가 감지되면 아케이드에 맞게 게임을 구동하고, 
미국 기판이 감지되면 Winners Don't Use Drugs이 출력되게끔 별도 로직이 실행되기도 한다. 
네오지오 게임을 구동하는 에뮬레이터들 역시 이를 그대로 따르며, 
덕분에 구동 시에는 MVS에서 덤프된 롬 하나만 있으면 된다.


그 대신 두 카트리지의 핀 수를 다르게 만들어, 
가정용의 카트리지를 그대로 가져다가 업소용에 쓸 수 없게 했다. 
가정용(AES) 카트리지가 업소용(MVS)에 비해 더 쌌기 때문이었다. 
그 대신 내부 코드 조작을 거치면 MVS 모드와 AES 모드의 전환은 대부분 문제 없이 이루어진다. 
AES로 발매된 적이 없어도 AES 모드를 지원하는 일도 있는데, 왕중왕 등이 그 예이다.


이러한 방식은 당시 현지화 면에서는 유리한 방식이었지만, 
후술할 불법 복제 등 다른 문제와 얽히면서 후기에 만들어진 게임에서는 이런 호환성이 깨지게 되었다. 
대표적인 예로, KOF 2000을 AES로 실행하려 하면 
붉은 색으로 저작권 경고 문구가 뜨면서 실행을 중단하며, 
KOF 2001은 AES 관련 메뉴가 깨진다.


1990년 4월 26일, 일본에 4개의 게임과 함께 판매용 아케이드 기판과 
대여용 게임기의 2종류로 나누어서 처음 선보였지만 반응이 워낙 좋아서 
1991년 7월 1일부터 전 세계에 가정용 게임기 판매를 시작했다. 
가정용 네오지오는 본래 판매용이 아니었고 
대여용(비디오 대여점 등에 배치해놓고, 일정 기간 대여하는 방식)으로 기획한 상품으로 
대여용 게임기의 경우에는 당시에만 해도 반응이 굉장히 좋지 않았으나, 
이듬해인 1991년 2월, 스트리트 파이터 2의 발매와 동시에 대전액션게임 붐과 맞물려서 
같은 해 7월 1일에 가정용으로도 판매했다. 
다만 1992년 8월, 용호의 권을 발매하기 이전까지는 가정용 게임기의 판매량도 좋지 않았다고 한다. 
아무래도 가격 탓도 있었을 것이고 사실 100메가 쇼크 시대 이전 
초창기 네오지오 게임은 괜찮은 작품이 몇 개 있긴 하지만 
킬러 타이틀이라고 할 만한 작품은 없기도 하다. 
미국에서는 골드 시스템과 실버 시스템으로 출시됐는데, 
골드 시스템에는 컨트롤러와 게임이 번들로 들어갔고, 실버 시스템에는 컨트롤러만 번들로 들어갔다.


게임기와 게임이 매우 비쌌지만 가정에서 당시의 아케이드와 같은 품질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이점이 있었다. 
가정용과 업소용의 기계 구조는 거의 같은 것이고, 
네오지오의 홍보에 사용된 문구 중 하나가 '아케이드의 흥분을 그대로 가정에!!'이다. 
네오지오가 처음 나온 1990년 당시는 오늘날과 달리 아케이드에서 
가정용 게임기로의 이식은 비슷하게만 만들어도 이식왕 소리를 듣던 시절이라 
아케이드와 가정용 게임기가 완벽하게 같다는 네오지오의 특징은 게이머들에게 각광을 받았다.

Posted by 수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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